왜 기록하는가
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붙잡아두는 것에 대하여
기록을 시작한 건 대학교 2학년 때였어요.
그때 읽었던 책, 들었던 음악, 나눴던 대화들이 지금은 대부분 기억나지 않아요. 흐릿하게 “좋았던 것 같다”는 감각만 남아 있습니다. 그게 아쉬웠어요.
기억은 생각보다 빨리 희미해집니다.
어제 무엇을 먹었는지,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 무엇을 했는지.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잘 떠오르지 않아요. 그런데 5년 전 어느 여름날 오후, 혼자 걸었던 골목길은 또렷하게 기억납니다. 감정이 강하게 새겨진 순간은 오래 남더라고요.
기록은 그 감정을 다시 불러오는 실마리가 됩니다.
처음엔 일기를 썼는데, 오래 못 갔어요. 매일 써야 한다는 압박이 싫었습니다.
지금은 그냥 뭔가 남기고 싶을 때 씁니다. 규칙 없이. 좋은 문장을 발견했을 때, 뭔가를 배웠을 때, 이상한 감정이 들 때.
이 사이트도 그 연장선이에요.
코드를 짜면서 배운 것들,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담은 것들, 음악을 만들다 발견한 것들. 언젠가 “그때 뭘 했더라”고 되돌아볼 때 꺼내볼 수 있는 서랍 같은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.
완성된 글이 아니어도 괜찮아요. 생각 중인 것들, 아직 정리 안 된 것들도 일단 써두려고 합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