필름 카메라를 처음 시작하며
디지털에서 필름으로 넘어온 이유, 처음 현상한 날의 기록
디지털 카메라를 3년째 쓰다가 올해 봄에 필름 카메라를 샀습니다.
왜 필름을 시작했나
처음에는 그냥 복고 감성이 좋아서였어요. 인스타그램에서 필름 특유의 그레인과 색감을 보고 끌렸습니다. 그런데 막상 쓰다 보니 다른 이유가 더 중요해졌어요.
한 롤에 36장. 디지털은 무한정 찍을 수 있으니 막 찍게 됩니다. 필름은 36장이 전부라 셔터를 누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돼요.
그 과정이 좋았습니다.
처음 산 카메라
Canon AE-1 Program. 1980년대 카메라인데 지금도 잘 작동해요.
필름은 Kodak ColorPlus 200으로 시작했습니다. 입문용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색감이 무난해서 추천받았어요.
첫 현상의 두근거림
필름을 다 쓰고 현상소에 맡기는데, 일주일 기다리는 그 시간이 묘하게 설렜어요.
디지털은 찍자마자 결과가 나오잖아요. 필름은 기다려야 합니다. 그 기다림 동안 내가 어떤 순간을 담으려 했는지 다시 떠올리게 되더라고요.
현상된 사진을 받아봤을 때 — 흔들린 것, 초점이 나간 것, 노출이 맞지 않은 것들이 많았지만 — 그 실패들도 기억의 일부가 됐습니다.
계속 쓸 것 같다
필름 가격이 올라서 부담되긴 해요. 그래도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찍게 만드는 이 매체가 마음에 들어서, 당분간은 계속 쓸 것 같습니다.